연가
곱게 차오른 달은 휘영청한데
산자락엔 소나무 하나 덩그러니
나무 위엔 소쩍새가 슬피우니
시리게 부는 바람까지 미워라
임 떠난 날 내린 된서리는
녹아내려 스러진지 오랬건만
처연한 뒷모습만 내게남아
지나간 자욱마다 맘아파라
날 밝을 기미는 보이지않건만
긴 밤에 지친 내 마음만 속절없어라
* 곱다 : 모양이 산뜻하고 아름답다
* 휘영청하다 : 휘영청하다
* 덩그러니 : 홀로 우뚝 드러난 모양
* 시리다 : 추위를 느낄 정도로 차다
* 된서리: 늦가을에 아주 되게 내리는 서리
* 스러지다 : 형체가 차차 희미해지면서 없어지다
* 자욱 : = 자국 (다른 물건이 닿거나 묻어서 생긴 자리. 또는 어떤 것에 의하여 원래의 상태가 달라진 흔적.)
* 처연하다 : 기운이 차고 쓸쓸하다
* 속절없다 : 단념할 수 밖에 달리 어찌할 도리가 없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