윤슬
양지민
가람에 비치는 까치놀
혹은 물마루가 뚜렷하게 보이는
너울이 치고있는 난바다
가령가령 하면서도 가만하게
아리따운 잔물결
쪽빛의 배경에 오롯이 빛나는 은빛
말로 나타낼 수 없고
그림이나 소리로도 마타낼 수 없는
그때의 그 느낌, 마음
또 다시 느끼고, 보고픈
그 은빛의 윤슬을
나는 오늘날에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다.
가람 : '강' '호수'의 옛말
까치놀 : 석양을 받은 먼바다의 수평선에서 번들거리는 노을 / 울긋불긋한 노을
물마루 :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것 처럼 멀리 보이는 수평선의 두두룩한 부분
너울 : 바다의 크고 사나운 물결
난바다 : 육지로 둘러싸이지 아니한,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
가련가련하다 : 깨끗하고 곱다
가만하다 : 움직이지 않거나 아무말도 하지 아니한 상태에 있다.
아리땁다 : 마음이나 몸가짐 따위가 맵시있고 곱다.
쪽빛 : 짙은 푸른 빛
오롯이 : 고요하고 쓸쓸하게
윤슬 :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